지난 글에서 인체공학의 개념을 잡았다면, 오늘은 그 첫 번째 실천 단계인 '의자 세팅'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. 많은 분이 "비싼 의자를 샀는데도 허리가 아프다"고 호소합니다. 하지만 문제는 의자의 가격이 아니라, 내 몸에 맞지 않는 '높이'에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. 오늘은 인체공학의 골든 룰인 **'90도의 법칙'**을 통해 의자를 완벽하게 세팅하는 법을 알아보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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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왜 하필 90도인가?

우리 몸의 관절은 특정 각도에서 가장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압력을 분산합니다. 이를 '중립 자세'라고 부르는데, 의자에 앉았을 때 이 자세를 만드는 핵심이 바로 90도입니다. 무릎과 팔꿈치, 그리고 골반의 각도가 직각에 가까워질 때 하중이 한곳으로 쏠리지 않고 골고루 분산됩니다.

2. 첫 번째 90도: 무릎과 발바닥의 관계

의자 높이를 조절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발바닥입니다.

  • 체크 방법: 의자에 깊숙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을 때,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편안하게 닿아야 합니다. 이때 무릎의 각도가 90도가 되어야 합니다.

  • 내가 겪은 실수: 저는 예전에 다리가 길어 보이고 싶어서(?) 의자를 높게 설정했습니다. 그랬더니 발뒤꿈치가 들리게 되고, 그 무게 중심이 고스란히 허벅지 아래쪽 혈관을 압박해 다리가 자주 붓고 허리 통증까지 이어졌습니다.

  • 해결 팁: 만약 책상 높이 때문에 의자를 낮출 수 없다면, 반드시 '발 받침대'를 사용하세요. 발바닥이 공중에 떠 있는 것은 허리 건강에 최악입니다.

3. 두 번째 90도: 팔꿈치와 책상의 수평

팔을 책상 위에 올렸을 때 어깨가 들리거나 너무 내려가지 않는 높이를 찾아야 합니다.

  • 체크 방법: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팔을 내렸을 때, 팔꿈치 각도가 90~100도가 되면서 전완(팔뚝)이 책상 면과 수평을 이루어야 합니다.

  • 주의사항: 책상이 너무 높으면 어깨가 계속 으쓱해져서 승모근 통증이 생기고, 너무 낮으면 상체가 앞으로 숙여져 거북목을 유발합니다.

4. 엉덩이와 등받이: 마지막 90도

마지막은 몸통과 허벅지의 각도입니다. 사실 완벽한 90도보다는 100~110도 정도로 살짝 뒤로 기대는 것이 척추 디스크 압력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.

  • 꿀팁: 등받이에 기대었을 때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(요추 전만)이 유지되는지 확인하세요. 의자의 요추 지지대가 내 허리 오목한 곳에 딱 맞아야 합니다.

5. 실천을 방해하는 장애물과 한계

"회사 책상이 고정형이라 높이 조절이 안 돼요"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. 이럴 때는 의자만 조절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. 의자를 나에게 맞춘 뒤, 책상이 낮다면 모니터 받침대로 눈높이를 조절하고, 책상이 너무 높다면 의자를 높인 뒤 반드시 발 받침대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보완해야 합니다. 모든 환경이 완벽할 순 없지만, 이 '90도의 법칙'을 기준으로 내 몸을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.


[핵심 요약]

  • 의자 높이 설정의 핵심은 무릎, 팔꿈치, 골반의 **'90도의 법칙'**입니다.

  • 발바닥은 반드시 바닥(또는 발 받침대)에 전체가 닿아야 허리 하중이 분산됩니다.

  • 책상과 팔꿈치가 수평을 이룰 때 승모근과 어깨 통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.

다음 편 예고: "모니터 암이 사치가 아닌 이유: 눈높이가 척추 건강을 결정한다" 편에서는 거북목 방지를 위한 모니터 세팅법을 다룹니다.

질문: 지금 앉아 계신 자세에서 발바닥이 바닥에 온전히 닿아 있나요? 아니면 혹시 까치발을 들거나 다리를 꼬고 계신가요?